동행, 아부지와 아들 - Epilogue
2017 1월의 마지막 날 즈음...
한 동안 허리가 아파 고생했다.
눈을 치우느라 무리가 되었던 허리가 작은 자극에 "삐끗"하며 일상 생활을 저지하였다.
몇년전에 그런 경우가 있었고 침대에 약 5일정도 편하게 쉬니 나았던 기억이 있어, 맘 편하게 밤낮으로 침대 생활에 돌입하였으나 세월의 흐름 때문인지, 두번째 삐끗이라 그런지 좀처럼 예전같지 않았다. 결국은 패밀리닥터까지 만나긴 했지만 내몸을 추스리는 것은 역시 나의 몫이다.
Road Trip은 필연적으로 장시간 운전이 필요하다. 허리가 100프로 컨디션이 아니어서 심리적 부담은 어디엔가 있었다. 일정을 느슨하게 잡았다. 중간에 기지개 한번씩 켜고 스트레칭 한번씩 해주면 무리가 있을리 없다. 돌아오는 날 고속도로를 길게 타느라 쉬지를 못해서 여행후 허리가 좀 무거웠으나 다음날 피트니스 가서 열심히 스트레칭하고 적당히 움직여 주니 괜찮았다. 역시 운동은 중요하다.
아들과의 단둘의 여행은 어딘가 위험해 보인다. 사실 위험하다.
서로에 대한 기대가 있는 사내 둘이서 24시간 내내 같이 몇일을 지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각오했다.
어릴 때부터 이야기에서 부터 고등학교 친구 이야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작위적이지 않고 틈틈히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들이었다. 아들이었지만 내가 잘 알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고 미안하기도 했다. 이럴때 마다 차창을 지나치는 풍경에 상관없이 이번 여행의 뿌듯함을 느끼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세상일이 좋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폭발이 되기도 했다. 고성을 지르면서도 아들과의 귀중한 여행을 생각하며 그나마 화를 참은 건 다행이었다. 더 극단으로 치닺지 않은 아들에게도 고맙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서로 사과를 했다. 진심으로 감정조절에 실패한 나이든 내가 부끄러웠고 아들에게 쑥스럽기도 했다. 이런 업다운을 통해 평형의 관계가 되겠지.
의도하고 싶지는 않았다. 여행을 통하여 뭔가 열매를 노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지금은 어쩌면 아들과의 단둘이 여행할 수 있는 마지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있을까.... 슬프기도 하지만 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인가. 그냥 그런 시간을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에 나누었던 시간들은
다음에 그리운 시간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