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아부지와 아들 - Lincoln City
2017 1월 28일 토요일
시애틀 타코마 국제 공항 근처의 라마다인에서 밤새 잘 잤다. 아들은 조금 씩 뒤척여 보였다.
적당한 시간에 아침에 일어났다. breakfast가 포함되지 않은 숙소여서 그냥 씻고 빠지지 않게 짐 챙기고 베개위에 팁 놓고 나오면 끝이다. 간단하다. 나는 식욕이 별로 없는 저렴형 인간이지만 아들은 다르다. 큰 도시를 나가면서 작은 소도시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라마다에서 아침에 내려온 커피가 제법 괜찮다.
5번을 타고 남쪽으로 가다가 올림피아 근처에서 101번 - 8번 - 12번 - 105번 - 101번으로 길을 잡았다. 올림피아에서 서쪽으로 가서 해안을 타고 내려가려는 심산이다. 브런치를 해결하려고 운전을 하면서도 좌우를 열심히 살피던 중 허기가 제법 올때즈음 Elma라는 작은 동네의 Rusty Trucker 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한국의 기사식당처럼 맛있는 트럭커들이 이용하는 동네 식당이려니 하고 갔는데 가게 앞에 줄을 서있다. 기다리는 것을 싫어 하지만 시간도 많은 로드트립인데 호기심이 발동하여 아들이랑 같이 줄에 합류하여 10분 남짓 기다리다가 테이블에 앉았다. 굿 굿 베리굿! 내가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작은 소도시의 레스토랑이었다. 녹슨 트럭커 기사식당이 아니라 가게 이름이 Rusty Tractor 였다. ㅋㅋ 분위기도 훌류했다 맛도 있었다. 더구나 양도 많아 저녁까지는 든든하겠다...ㅎㅎ
다시 드라이빙이다. Astoria까지의 해안풍경은 썩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이 Oregon Coast를 갈때 Astoria에서 부터 시작하나 보다.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 차안에 아들과 단 둘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릴 때 이야기도 나누고 친구 이야기도 한다. 이것이 풍광보다 훨씬 내게는 더 아름답다. 105번이 끝나고 101번으로 바뀌면서 South Bend라는 마을이 나온다. 식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냥 지나쳤지만 느낌이 참 좋은 자은 어촌마을이다. 다음에 이곳을 지날 일이 있으면 꼭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이런 곳에서 시푸드를 먹으면 맛있겠다고 아들과 합의를 보았다. 얼마만의 의견일치인가...
아스토리아로 들어서면서 columbia river를 건너는 Astoria - Megler Bridge는 멋있다. 멋 있다기 보다는 바다위를 드라이브하는 색다른 느낌이다. 호수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떠올리면 너무 오버스러운건가..... 101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 가면 cannon beach를 지난다. 우리는 들리지 않고 도로 곳곳에 있는 view point에서 넓게 펼쳐진 태평양을 바라본다. 바람에 밀려 파도가 만들어 내는, 종종 거칠게 일어나는 거칠고 높은 포말을 두렵게 바라보기도 한다. 운전은 힘들지 않다. view point가 널려 있어 틈틈히 내려 바다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가다 보니 Tillamook이라는 도시가 나온다. 전에 맛있게 유지방 진득한 아이스크림과 치즈공장을 견학 했던 곳이다. 그냥 갈 수 없다. 약 20분 줄을 기다리면 아이스크림을 손에 하나씩 들고 나왔다. 치즈공장에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인데 정말 맛있다. 쩝...
링컨시티에 도착했다. 일단 숙소 체크인을 했다. 프랜차이즈이지만 여전히 가격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엔 어제 숙소처럼 히든피는 없다. TDreward 사이트에서 미리 결제를 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어제는 세금외에 Destination Fee per night $2, City Tax per night $2 총 4불을 더 냈다. 4불을 더 낼 수도 있지만 항목이 너무 웃긴다. 하루자면 시티세금 2불 내고, 목적지가 여기니 2불 더 내라니.... 일단 짐을 풀고 잠시 쉬다가 저녁식사를 향해 출발하였다. 목적지는 J's Fish & Chips 이다. 오레곤 코스트 여행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식당이다. 형제 둘이서 허름하게 운영하는 가게인데 손님은 많다. 왜냐하면 맛있으니까... 신선한 생선을 튀겨 내서인지 맛이 예술인데, 피시앤칩스를 다른 곳에서 먹을 때도 여기를 떠올리면 기분이 상한다. 절대 이 맛을 다른 곳에서 찾으면 나만 손해다. 주문이 밀려서 주문후 약 삼십분은 기다렸다. 그래도 괜찮다. 시장도 반찬이려거니와 이렇게 맛난 피시앤칩을 먹는데 기다리지 않고 먹으면 예의가 아닐 수도 있다.
Chinook Winds Casino에 갔다. 난 카지도 안 좋아하는데 아들이랑 가고 싶었다. 친구들하고 가는 것보다 부담스러운 어른이랑 가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좋은 추억도 될 수 있고. 난 빈둥거리며 돌아다니고 아들은 블랙잭 테이블에 앉았다. 아무리 성인이 되었어도 애비가 보기엔 항사 애이다. 처음에 40불만 하라고 했는데 링컨시티 도착하기 전에 100불를 한다고 해서 차안엔서 잠시 국지전을 치뤘다. 두어바퀴 돌고 가보니 열심히 하고 있는데 칩이 잃은 것 같지는 않고 몇번을 더 하더니 가고 싶은 눈치라 나왔다. 251불을 땄다. 공돈에 기분이 좋았으나 아들교육상 별로 좋지 않음을 안 것은 공돈에 대한 흥분이 가심에 따라 우려로 되돌아 왔다. 100불을 잃는게 나을 수 있었는데.... 이것도 아들의 운명이니 나의 손은 떠난것이다.
술을 즐긴다면 둘이서 즐겁게 맥주 한잔하면 좋았을텐데 둘다 경제적인 술꾼들이라 그냥 숙소에 가서 잤다.